2024.12.24 - [분류 전체보기] - 5화. 중소기업에서 중견으로 이직 하면서 처우 협상
제가 이직한 중견기업은 지방에 있었습니다. 물론 경기도라서 지방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지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출퇴근은 꿈도 꿀 수 없는 거리라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고, 한번 올라오는데 길이 막히기라도 하면 2~3시간이 걸리는 일은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지방에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마다 서울쪽으로 상경해야 했던 제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남과 함께 살아가는 법
제가 이직한 회사는 경기도에 있다보니, 직원들 중 집이 서울인 사람이 많았습니다. 회사는 그런 직원들을 위해 사택을 운영했고, 24~32평 아파트에 3인이 함께 살았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그런지 같이 살던 룸메이트 분들이 각각 다른 부서였지만 함께 맥주도 마시고, 배달음식도 함께 사 먹고, 방에서 나오는 분리수거 용품들은 함께 모아서 버리고 하면서 가족처럼 부담 없이 서로 배려해 주면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느끼실 수 있어서 불편한 점을 말씀드리자면 그래도 매일 같이 있어야 하니 서로 안 맞는 부분 중 가장 큰 건 흡연이었습니다. 한 분이 흡연을 방 안에서 하셔서, 정말 그게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하는 걸 보고 담배를 전자담배로 바꿔주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뭐 서로 양보 안 할 것도 양보해 주고 서로 배려해 주는 분위기가 잘 잡힐 수 있었습니다.
2. 지방생활의 힘듦을 해소하는 법
연고가 없는 곳에서 살다보면 아는 사람도 없고, 할 것도 없어서 그게 참 힘듭니다. 원래는 친구들 만나고, 같이 술 마시고, 게임하고, 당구치고 했는데 그런 걸 못하다 보니 적적해집니다. 저는 우선은 저녁시간에 혼자 맛집을 다녔습니다. 제가 닭을 좋아하다보니 이 지역 닭, 백숙, 오리 전문 요리점을 싹 훑었고, 한 30분~1시간 정도 혼자 걸으면서 운동을 했습니다. 지방이라 걷는 거리에 마주치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시내에 있는 코인노래방에 혼자 자주 갔습니다. 이게 참 스트레스도 잘 풀리고 좋았는데 이렇게 혼자 노는 것도 결국 한계점이 올 때가 있었습니다.
3. 그래도 불편한 지방생활
결국 타지에서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게 외로움입니다. 주말에 서울에 안 올라올 때는 주변에 종교시설을 가던가 운동을 하곤 했습니다. 주말에 숙소에 있으면 정말 할 게 없어서 더 아래에 있는 지역들을 여행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놀았습니다.
그래도 더 외로워져서 소개팅도 하고 했는데 하필 서울 사람들과 소개팅을 했을 때, 몇 번 만나고 잘 돼 가니 물리적 거리가 문제가 됐습니다. 연애가 더 신중해지고, 갑자기 이성친구가 보고 싶다고 연락 오면 회사를 그 친구는 밤에 잠깐 부른 거지만 저는 큰 맘을 먹고 왕복 3~4시간을 서울로 올라갔다 와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곤 했습니다.
단점은 이뿐만 아닙니다. 물리적 거리는 결국 마음도 멀어지게 하고, 금요일 밤에 일 끝나고, 서울로 올라가는 교통체증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했습니다. 이런 마음의 지침은 결국 내가 일하는 본질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내가 얼마나 더 다녀야 할까?", "내가 이 회사에서 발전할 수 있을까?", "내 5년 , 10년 후 모습이 내 주변 동료들이라면 나는 이 회사를 다닐 가치가 있을까?"와 같이 여러 생각을 해봤을 때, 이 회사는 저에게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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