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 - [취업과 이직/나의 취업과 이직 스토리] - 3화. 중소기업의 현실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중소기업을 다닌 사람이나 느낄 수 있는 고통이 있다는 겁니다. 제가 나온 학교의 후배들이나 동기들을 만나도 다 대기업에 가서 암만 제가 중소기업의 비화를 알려줘도 공감이 잘 안 되는 게 느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만 겪은 일이고 그들은 겪어보질 못했으니 당연한겁니다. 저는 그래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직을 준비했는지 그걸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1. 이를갈며 이력서 쓰기
일주일에 한두 번꼴로 장애가 난 사이트에 방문하고, 여러 고객사를 돌며 고객사 담당자들에 대한 동경도 쌓여갔습니다. 그래서 더 확고한 제 생각은 어차피 시작부터 비루했던 나의 회사 커리어를 저니맨(스포츠에서는 여러 팀을 거치며 뛰는 선수) 커리어로 만들어 가기를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이 생각마저 고난의 시작이란 걸 왜 몰랐을까요? 저는 집에서는 이력서를 고쳐 쓰고, 회사에서는 잡코리아, 사람인을 번갈아보며 지원할 회사를 찾으며 잡플래닛으로 다닐만한 회산지 확인하고 지원하는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2. 하루로 몰아 잡은 면접
경력 1년은 군대로 비유하자면 알보병과 같습니다. 아주 쓰임새가 많은데 값이 싸니 회사 지원을 하고 얼마 안가 몇 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휴가는 넉넉하게 있었지만 볼 수 있는 면접 2~3개가 날짜를 조율할 수 있어서, 날짜 하나를 정해서 그날 회사 휴가를 쓰고 3곳의 면접을 보게 됐습니다.
처음 면접을 본 곳은 담당자 포지션으로 면접을 봤는데 갑자기 자기네가 회사 사정으로 포지션을 변경해서 받아야 한다며, 면접장에서 엔지니어 면접으로 전환해서 면접을 봤습니다. 그래도 면접비를 준다고 하니 여차저차 면접을 보고, 다음 면접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면접을 봤습니다. 다음에 면접을 본 회사는 중견기업으로 업계에서 1~2위를 하는 좋은 기업이었습니다. 보통 다대일이나 일대일 면접을 주로 봤는데 여기는 면접자가 저를 포함해서 두 명이서 들어가서 봤고, 한 사람은 대학원 졸업예정으로 얼마 정도 받고 싶다고 당차게 면접장에서 얘길 하더군요. 이 때다 싶어서 저는 회사 내규에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3. 이직확정과 회유책
몇 일 뒤, 처음 면접을 본 회사는 탈락했다는 연락이 왔고, 두 번째 봤던 중견기업은 1차 면접에 합격했다는 내용과 함께 2차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휴가를 하루 더 내는 게 살짝 부담이 되었으나, 이미 선택지가 없었으므로 바로 가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2차 면접은 실무진과 전무님과 함께 면접을 봤습니다. 특이하게 면접은 회사 복지에 대한 자랑?비슷한 내용으로 대부분 내용을 듣기만 했습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면접이 끝나고 합격의 연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직이 확정되고 첫 직장 팀장님에게 어떻게 말할까 하다가 그냥 공부를 하려고 퇴사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은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하라고 다시 한번 잡아주셨지만, 이미 마음은 떠났기에 퇴사를 확정하고, 딱 1년의 근무기간만 채우고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중소기업을 다녀보신 분들 중 특히, 고객사를 상대하는 분들은 회사를 다니다보면 중소기업 특유의 유리천장이 있다는 느낌을 받으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깰 수 없는 구조적 특징과 올라갈 가능성이 적은 내 현실이 맞물려 인간적 고뇌에 휘말리게 되는 그 느낌을 저는 저 시기에 받았습니다.
저처럼 1년만 채우고 첫 직장을 떠나는 인원은 원래는 많지 않았지만, MZ세대부터는 첫 직장을 1년 미만만 다니고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인원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엔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면 사람들은 이직할 생각조차 안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은 회사를 다닐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안 좋으니 젊은 사람들이 장기근속을 하지 못하고 이직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이직이 확정되고 처우 조건을 조율하는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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